옹알이로 알아보는 자폐 위험 증후
영아기 옹알이 부터 나타날수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위험 증후를 알아보세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조기 발견은 효과적인 조기 개입의 첫걸음입니다. 아이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폐의 명확한 징후는 보통 영아기 후반에 나타나기 때문에, 생후 첫 1년 안에 징후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이탈리아 피사 대학교(University of Pisa) 및 IRCCS 스텔라 마리스 재단(IRCCS Stella Maris Foundation)의 연구진들은 아주 초기 단계의 발달, 특히 '옹알이'와 같은 언어 이전 단계의 음성 발달에 주목했습니다. 부모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언어 지연이라는 점에서, 이 연구는 자폐의 매우 이른 시기 단서를 찾으려는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문 정보
- 논문 원제: Pre-linguistic Vocal Trajectories at 6-18 Months of Age As Early Markers of Autism (자폐증의 초기 지표로서 6~18개월 영아의 언어 이전 음성 경로)
- 저자: Natasha Chericoni 외
- 출처: Frontiers in Psychology, 2016
왜 이 연구가 중요할까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보통 3세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은 조기에 개입할수록 예후가 더 좋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진단 연령을 앞당기기 위해,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초기 징후, 즉 '전구 증상(prodromal signs)'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눈 맞춤이나 운동 발달 같은 비언어적 행동에 집중해왔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이 아이의 발달에 대해 처음으로 걱정을 시작하는 계기는 주로 언어 지연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단어를 말하기 전 단계인 '음성 발달(vocalization)', 예를 들어 소리를 내거나 옹알이를 하는 행동이 자폐의 초기 지표로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여, 생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 영아들의 음성 발달 패턴을 추적하여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조기 단서를 찾고자 했습니다.
연구를 통해 무엇을 알고자 했나요?
연구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로 진단받은 영아 10명과 일반 발달(TD) 영아 10명의 어린 시절이 담긴 홈 비디오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기간은 총 세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 T1: 0~6개월
- T2: 6~12개월
- T3: 12~18개월
연구팀은 이 시기 동안 나타나는 영아들의 음성 행동을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의 빈도를 측정했습니다.
- 소리 내기(Vocalizations): "아아아" 와 같이 모음이나 간단한 자음-모음으로 이루어진 모든 종류의 소리
- 긴 반복 옹알이(Long reduplicated babbling): "바바바바"처럼 세 음절 이상 반복되는 옹알이
- 두 음절 옹알이(2-syllable babbling): "바바", "바가"처럼 두 음절로 된 옹알이
- 첫 단어(First words): 실제 단어이거나 단어와 유사한 소리
더 나아가, 연구팀은 단순히 소리를 얼마나 내는지만 본 것이 아니라, 그 소리의 '사회적 질'을 평가하기 위해 소리를 낼 때
양육자의 얼굴을 쳐다보는지(Face-gazing) 여부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이는 음성 행동이 단순한 소리 생성을 넘어, 상호작용의 의도를 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것들
분석 결과, 자폐 아동과 일반 발달 아동의 음성 발달 경로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뚜렷하게 달라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 0~6개월: 이 시기에는 두 그룹 간에 소리 내기 빈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자폐 아동들도 일반 발달 아동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리를 냈습니다.
- 6~12개월: 두 그룹의 발달 경로가 갈라지는 결정적인 시기였습니다. 일반 발달 아동은 소리 내기 빈도가 점차 증가한 반면, 자폐 아동 그룹에서는 소리 내기 빈도가 오히려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 12~18개월: 일반 발달 아동 그룹에서 첫 단어 사용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자폐 아동 그룹에서는 첫 단어 산출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옹알이의 양과 질: 흥미롭게도, 옹알이의 '양' 자체는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질'에서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일반 발달 아동은 옹알이를 할 때 양육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즉
사회적 의도를 담은 옹알이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면, 자폐 아동의 옹알이는
얼굴 쳐다보기와 연결되지 않는, 비사회적인 양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이 연구 결과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언어 이전 발달이 단순히 '늦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경로'를 따라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나타나는 소리 내기의 감소는 자폐를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옹알이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양적인 문제보다, 그 옹알이가 상호작용의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지, 즉 사회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발견은 향후 자폐 조기 선별 도구를 개발할 때, 부모에게 "아이가 옹알이를 하나요?"라고 묻는 것을 넘어 "아이가 당신을 보면서 옹알이를 하나요?"와 같이 더 구체적인 질문을 포함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연구의 한계점
연구자들은 스스로 몇 가지 한계점을 명시했습니다.
- 작은 표본 크기: 각 그룹당 10명이라는 매우 적은 수의 영아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 대표성 문제: 연구에 참여한 자폐 아동 그룹은 지적장애를 동반한 저기능 아동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가 자폐 스펙트럼 전체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연구 방법의 한계: 홈 비디오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상의 질이 일정하지 않고 부모가 특정 순간만 촬영했을 가능성 등 통제되지 않는 변수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연구는 자폐의 초기 징후가 '무언가의 부재'가 아니라 '발달 경로의 이탈'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초기 6개월까지 비슷했던 음성 발달 그래프가 6~12개월 사이에 확연히 갈라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는 자폐의 핵심 특성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이, 단어를 말하기 훨씬 이전인 '소리'의 단계에서부터 그 뿌리를 드러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옹알이의 '양'이 아닌 '질'의 차이에 주목한 부분은 중요합니다. 자폐 아동도 옹알이라는 발달 과업 자체는 수행할 수 있지만, 그것을 타인과의 소통 도구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언어 발달이 단순히 음성 기관의 발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사회적 동기라는 엔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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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정보
Chericoni, N., de Brito Wanderley, D., Costanzo, V., Diniz-Gonçalves, A., Leitgel Gille, M., Parlato, E., Cohen, D., Apicella, F., Calderoni, S., & Muratori, F. (2016). Pre-linguistic vocal trajectories at 6-18 months of age as early markers of autism. Frontiers in Psychology, 7, 1595. https://doi.org/10.3389/fpsyg.2016.0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