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증상은 언제부터 알 수 있을까요? 연령별로 살펴보는 초기 신호
“자폐 증상은 몇 개월부터 알 수 있을까요?”
아이의 발달을 지켜보는 부모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입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돌아보지 않거나, 눈맞춤이 적고, 또래보다 말이 늦으면 부모님은 자연스럽게 걱정하게 됩니다.
“혹시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아닐까?”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사회적 의사소통, 사람과 관심을 나누는 방식, 놀이와 모방, 언어의 사용, 제한적이거나 반복적인 행동과 관심 등 여러 발달 특성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폐 증상은 언제부터 나타날 수 있을까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관련된 발달의 차이는 생후 첫 1~2년 사이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 아이에서는 첫돌 전후부터 사람에 대한 관심, 사회적 미소, 이름에 대한 반응, 눈맞춤, 몸짓과 제스처, 공동주의 같은 영역에서 차이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초기 신호가 나타나는 시기”와 “자폐를 진단할 수 있는 시기”가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아주 어린 아기의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자폐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 사회적 의사소통 행동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모든 아동에게 18개월과 24개월에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자폐는 18개월 또는 그 이전에도 발견될 수 있으며, 경험 있는 전문가가 평가할 경우 만 2세 무렵의 진단은 상당히 신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령에 따라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시기 | 살펴볼 수 있는 발달 |
| 6~12개월 | 사람에 대한 관심, 사회적 미소, 얼굴과 목소리에 대한 반응, 이름 반응 |
| 12~18개월 | 가리키기, 보여주기, 제스처, 모방, 공동주의 |
| 18~24개월 | 사회적 의사소통, 언어 사용의 목적, 놀이, 상호작용, 반복적 행동 |
| 18·24개월 | 자폐 선별검사가 권고되는 시기 |
| 약 2세 이후 | 숙련된 전문가의 종합평가를 통해 비교적 신뢰도 높은 진단 가능 |
이 표는 “몇 개월에 자폐를 확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연령에 따라 어떤 발달을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생후 6~12개월, 사람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시기
생후 첫해에는 아이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른 사람과 사회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이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얼굴을 바라보고, 부모가 웃으면 함께 웃기도 하며, 익숙한 목소리에 관심을 보입니다.
이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은가?
- 사회적 미소나 표정을 주고받는 행동이 제한적인가?
- 이름을 불렀을 때 반복적으로 반응이 적은가?
- 다른 사람과 시선을 주고받는 행동이 적은가?
- 옹알이, 표정, 몸짓 등을 이용해 사람과 상호작용하려는 행동이 적은가?
그러나 이 중 한 가지 행동이 보인다고 해서 자폐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청력, 주의집중, 기질, 전반적인 발달 수준, 당시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아이의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2~18개월, 특히 눈여겨볼 것은 ‘공동주의’입니다
돌이 지나면서 아이는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관심을 공유하는 행동을 발달시킵니다.
이를 공동주의(joint attention)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멀리 있는 비행기를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이는 비행기를 바라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다음 부모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행동에는 단순한 가리키기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저것 좀 봐요.”
“나와 같이 봐요.”
라는 사회적 의사소통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이 적은가?
- 흥미로운 물건을 부모에게 가져와 보여주는 행동이 적은가?
- 다른 사람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바라보는 것이 어려운가?
- 부모의 행동이나 표정을 따라 하는 모방이 적은가?
-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지속적으로 적은가?
- 사람과 관심을 공유하기보다 특정 물체나 물체의 일부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모습이 반복되는가?
특히 가리키기, 보여주기, 시선 확인하기와 같은 행동은 초기 사회적 의사소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18~24개월, ‘말을 몇 개 하는가’만 보면 안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님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언어발달로 옮겨갑니다.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말을 많이 못해요.”
그런데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살펴볼 때는 단순히 단어의 개수만 세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하게 살펴볼 것은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몸짓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아이도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면 부모에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잘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부모의 얼굴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말이 많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고 관심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몇 개의 단어나 문장을 말할 수 있어도, 그 언어가 대부분 반복되거나 사람과 관심을 나누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어를 볼 때 단순히 “얼마나 많이 말하는가”보다 “그 말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늦으면 자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언어발달이 늦은 모든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인 것은 아닙니다.
말은 늦지만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눈맞춤이나 가리키기, 보여주기, 모방, 공동주의가 비교적 잘 발달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따라서 말이 늦다는 이유만으로 자폐를 판단하기보다는,
언어 + 비언어적 의사소통 + 사회적 상호작용 + 놀이 + 행동의 특성
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웃는 아기도 자폐일 수 있을까요?
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입니다.
“우리 아이는 잘 웃는데 자폐일 수 있나요?”
잘 웃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폐 가능성을 판단하거나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웃음의 양만이 아니라 웃음과 표정이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입니다.
부모의 표정에 반응하여 웃는지, 재미있는 상황에서 부모의 얼굴을 바라보며 감정을 나누는지, 다양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표정과 감정을 주고받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으면 자폐일까요?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적은 것은 일부 자폐 아동에게 나타날 수 있는 초기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름 반응이 적다고 해서 곧바로 자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청력의 문제일 수도 있고, 특정 놀이에 깊이 몰입해 있을 수도 있으며, 주의조절이나 전반적인 발달 수준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 반응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눈맞춤은 어떠한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가리키거나 보여주는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 사람에게 의사소통하려고 하는지,
이러한 행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적인 행동도 초기 신호일까요?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차이와 함께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관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AAP 역시 ASD의 핵심 특성을 사회적 의사소통·상호작용의 차이와 제한적·반복적 행동의 두 영역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물체를 특정 방식으로 반복해서 조작하거나, 같은 놀이를 반복하거나, 특정 감각 자극에 강하게 관심을 보이는 모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 반복적인 행동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행동 하나를 떼어 놓고 판단하기보다 연령에 비해 그 행동이 얼마나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나는지, 놀이가 다양하게 확장되는지, 사회적 의사소통의 차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 검사는 언제 받아야 할까요?
AAP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검사를 18개월과 24개월에 권고하고 있지만, 부모가 발달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그 시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발달감시는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부모나 전문가가 우려를 발견했다면 추가적인 발달 선별과 평가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선별검사와 진단평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별검사는 자폐를 확진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보다 자세한 평가가 필요한 아이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필요하다면 부모 면담, 직접적인 행동 관찰, 언어·인지·적응행동 평가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하여 아이의 발달을 평가하게 됩니다.
한 가지 증상보다 ‘발달의 흐름’을 보아야 합니다
“눈을 잘 안 맞춰요.”
“이름을 불러도 안 돌아봐요.”
“말이 늦어요.”
“자동차 바퀴만 계속 돌려요.”
부모님에게는 하나하나가 매우 걱정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찰은 분명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행동을 자폐와 바로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회적 의사소통, 사람과의 상호작용, 놀이, 모방, 언어, 관심과 행동이 전체적으로 어떤 발달 패턴을 보이고 있는가입니다.
걱정된다면 오래 기다리기보다 발달을 확인해 보세요
발달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자폐 진단을 받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평가는 지금 아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영역에서 발달적인 도움이 필요한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아이에게 발달상의 차이가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부모의 걱정이 계속된다면 “조금 더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오랫동안 기다리기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폐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현재 발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것입니다.